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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이모저모/CEO 칼럼

작지만 강한 기업을 위한 블로그 활용법

 작성자 : 애드소앤 대표이사 송정훈  
 

블로그가 대세다. 요새 온라인 마케팅에서 업()을 영위하는 웬만한 기업들의 입에서는 블로그라는 단어가 먼저 그 머리를 내밀곤 한다.

 

하지만, 블로그 마케팅이라는 것이 생각만큼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지는 않다. 기업 블로그를 개설해놓은 꽤 많은 기업들이 단순한 기업 소식이나 내부 프로모션 정보 업데이트에 머물고 있다. 그리고, 포스트 업데이트에 지친 직원들과 그들을 닦달하는 상사들 모두 블로그 마케팅의 효과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누구나 블로그 마케팅을 얘기하지만, 블로그 마케팅을 통해 짭짤하게 재미를 봤다는 기업은 많지 않아 보인다. 간혹 키워드 검색 결과 상위 노출과 같은 SEM(Search Engine Marketing: 검색 엔진 마케팅)적 성과로 재미를 봤다는 기업들이 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을뿐더러 돈도 좀 드는 방식으로 일반 중소기업들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럼, 블로그 마케팅은 효과가 없는 것일까? 아니다. 이미 천만명이 넘는 블로거가 이 나라에 존재하고 있으며, 월단위로 25백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블로그는 웹 정보 유통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그런 다중 공간에서 진행하는 마케팅이 효과가 없을 수가 있나!

 

■ 블로그도 하나의 매체다.

블로그라는 매체의 특성에 대해 얘기하기 이전에 매체 플래닝이라는 측면에서 한가지 전제해야 할 내용이 있다. 오프라인 광고든, 온라인 광고든, 또 검색광고든 블로그 광고든 간에 기업의 광고 또는 홍보 활동에 있어 선택 가능한 하나의 매체일 뿐이라는 것이다.

 

매체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우선, 해당 기업이 속한 업종의 소비자가 움직이는 트렌드를 포착해야 한다. 그들이 좋아하고, 그들이 자주 이용하는 미디어라면 시급하게 그에 대한 활용방안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다만, 어떤 미디어라도 대체 가능한 미디어가 있기 때문에, 두 미디어를 중복해서 사용할 필요는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특히, 마케팅 재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이라면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블로그도 하나의 매체라고 해서, 잘 모른다고 해서 그 미디어의 역할과 효과도 살펴보지 않고 활용을 포기하는 것은 매체의 가능성을 너무 일찍 포기하는 것이다. 결국, 동일한 그룹의 고객을 만날 때 보다 효과적인 매체를 선택하고, 그에 적정한 활용 방도를 찾는 것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일반적인 소비자의 움직임이 블로그와 연결되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블로그 활용의 필요성은 점차 커질 것이기에 이에 대한 적극적인 고려가 필요하다는 것 역시 사실이다.

 

■ 거대한 소비자 풀(Pool)로써의 블로그

1990년대 후반 기업/상품 광고 지면에 전화번호 이외에 또 하나의 고객 접점이 추가되기 시작했다. 바로, www로 시작되는 웹사이트의 주소가 하나의 소비자 접점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기업가들에게는 생소했던 온라인 마케팅은 잘 모르고, 그다지 접하고 싶지도 않지만, 피해갈 수 없는 마케팅 필수요소로 10년간 자리잡아가게 된다.

 

생소한 온라인 마케팅에 천천히 적응하고 있는 기업가들에게 또 하나의 장벽이 나타났으니 그것이 바로 블로그이다. 난 잘 모른다고 무시하고 가고 싶지만, 무시하고 갈 수 없는 존재.. 이제 블로그 마케팅은 그런 요소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일반적인 웹사이트와 블로그는 어떻게 다를까?

 

블로그와 웹사이트의 공통점. 둘 다 정보성 매체이다. 또한, 정보 업데이트 중심이다. 그리고, 검색포털이라는 진입 문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동일한 정보성 매체라고 하기에는 둘 사이에 아주 큰 차이점이 존재하고 있으니, 그것이 바로 공간이다.

 

웹사이트는 사이트(Site)의 언어적 정의에서처럼 한정된 공간 안에 갇힌 정보 체계를 가지고 있다. 이에 반해, 블로그는 온전하게 개방된 정보체계를 가지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검색 포털의 틀에 갇혀 있기는 하지만, 정보의 게시와 유통이 스크랩과 트랙백 행위를 통해서 여러 미디어를 통해 발화(發話)될 수 있으며, 심지어 정보 검색 결과 마저도 해당 글을 작성하고 열람한 사람들의 군집화된 의도에 따라 태그라고 말하는 변경될 수 있다.

 

또한, 블로그는 정보 생산자와 열람자 사이의 경계가 없다. 정보를 생산한 사람이나 열람한 사람이나 동일한 블로거이며, 게시된 포스트에 대한 동의 또는 반대의 의견을 자신의 포스트, 트랙백, 댓글, 태그 등을 통해 분명하게 드러낸다. 정보 생산자나 열람자 모두 자기 블로그를 가지고 있는 블로거(Blogger)이기 때문이다.

 

블로그는 공급자의 미디어라기 보다는 소비자의 미디어라고 할 수 있다. , 블로그는 하나의 거대한 소비자 풀(Pool)로써 소비자와 대화하고, 그들에게 기업과 상품에 대한 호의적인 이미지를 갖게 하는 역할, , 소비자의 니즈를 그들 스스로 말할 수 있게끔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블로그를 잘 이용하기 위해서는 광고(廣告)의 개념 보다는 홍보/PR의 개념을 적용하는 것이 좋다. ,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대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활용할 때 그 효과가 더 커질 수 있는 매체라는 것이다. 단기적인 이벤트를 블로그 기반으로 실행함으로써 그 결과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해당 기업의 브랜드 메시지를 가지고 소비자와 소통한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그 시작이다.

 

■ 블로그는 소비자와의 네트워킹

마케팅은 소비자와의 관계 구축이 기본이다. 다만, 시대에 따라 이 관계의 양태가 변화되어 왔는데, 매스 마케팅 시대에는 대량 생산된 표준 상품을 단선적인 메시지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공급자-소비자의 일방적인 관계였고, 브랜드 마케팅과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의 개념이 출현하면서 단순한 제품 소개가 아닌 해당 기업 또는 제품의 브랜드와 소비자가 맺는 다채로운 관계에 대한 다양한 개입이 이루어지게 된다.

 

블로그는 소비자의 개별적인 삶의 조건에 기반한 다양한 발화(發話)가 이루어지는 1인 미디어들의 총합이기 때문에 소비자와의 새로운 관계 구축의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블로그는 제품 정보의 단순한 나열이 아닌 해당 제품이 속한 산업군에 대한 솔직한 의견 개진과 소비자 의견 피드백(feed-back)이 함께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상상해 보라. 자사의 상품군에 관심 있는 고객들에게 자신이 알리고 싶은 메시지를 상시적으로 노출하고, 그들의 관심사를 조사하여, 마케팅과 제품 생산에 반영한다면 기업은 홍보/판매를 위한 고객 그룹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고, 소비자는 제품 구매에 따른 리스크를 감소시킬 수 있으며, 기업의 제품 생산 및 유통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업이 소비자와 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화는 선전(Propaganda)과 다르다. 짐짓 아닌 척하며 판촉 메시지를 전달하는 허위 버즈 (Faux Buzz)를 통한 관계는 일시적이며, 결국 기업의 자산으로 남지도 않는다. 그리고, 고객과의 장기적 관계 구축이라는 관점을 갖지 않으면 매체가 어떤 것이든 성공하기 힘들다.

 

블로그는 이러한 소비자와의 관계 구축에 많은 가능성을 제공해 준다. 기업이 만든 블로그의 정보들은 검색 포털과 각종 메타블로그, 카페를 통해 타겟 소비자층에 전달되고 해당 블로그에 매력을 느낀 고객들은 독자 신청 또는 RSS 등록을 통해 해당 기업의 메시지를 안정적으로 수급 받는다. 그리고, 기업은 자신의 블로그와 연결된 고객 또는 동일 정보군에 관심 있는 고객들의 블로그를 방문하여 필요 정보를 획득한다.

 

이 때 기업 블로그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직접적인 제품 홍보에 머문다면, 소비자와의 관계 구축은 멀어지고 말 것이다. 따라서, 블로그 마케팅은 다소 멀리 바라보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

 

■ 작은 기업의 한계와 극복 방안

작은 기업들은 대기업에 비해 많은 한계를 안고 있다. 특히, 온라인 마케팅 전담자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전문 대행사를 사용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책정된 광고 예산도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적은 예산으로 수행할 수 있는 단기적 캠페인에 집중하게 되고, 이는 해당 캠페인 기간이 지나면 또 소비자에게 잊혀지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한계를 주는 원인은 분명하지만, 원인에 대한 근본 해결은 어렵다. 이 지점에서 중소 기업이 진정으로 어려워하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제대로 볼 필요가 있다. 그들이 어려워하는 것은 전문적인 온라인 마케팅 활동이라기 보다는 마케팅 메시지의 추출이다.

 

이 역시도 전문 마케터의 영역이긴 하지만, 굳이 전문적인 마케팅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더라도 수행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 기업이 다른 기업들과 구별될 수 있는 지점 제품의 속성, 소비자를 대하는 기업의 자세, 제품 활용 문화의 차이 등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메시지를 만들 수 있다. , 이런 메시지를 만들게 되면, 매체 운영은 생각보다 쉽다. (심지어, 대표이사의 칼럼만으로도 업계/상품에 대한 훌륭한 식견을 내보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핵심 메시지를 근거로 다양한 컨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블로그를 운영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여기서 상품을 전면에 배치하고 소비자를 직접적으로 설득하려 하기 보다는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 기업이 알리고픈 메시지 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알고 싶어하는 정보가 무엇인지에 대한 파악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블로그는 하나의 정보를 계기로 소비자와 기업이 소통하는 과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양자의 니즈가 만나는 지점에 대한 절묘한 타협이 필요하다. 운영 가능한 블로그의 형태는 ‘ceo칼럼’, ‘소비자 모니터 블로그’, ‘얼리어답터 블로그’, ‘전문 기자 블로그등이 있을 수 있는데, 각 기업이 속한 업종에 최적화된 형태로 각기 다른 형태의 블로그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블로그는 오히려 작은 기업들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소비자와 대화할 수 있는 채널을 마련해 준다. 물론, 이것도 마케팅인지라 사람과 시간이 든다.  하지만, 이는 고객을 만나기 위해 또 그들과 대화하기 위해 응당 감수해야 할 비용이라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 무엇부터 할 것인가?

1) 블로그 개설: 전직원이 하면 좋지만, 최소한 업종 블로그 하나와 공식적 기업 블로그 하나는 기본적으로 개설해야 한다.

 

직원들이 제품과 그 기업의 브랜드 메시지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선결 과제이다. 블로그 역시 하나의 매체라고 보면, 하나의 메시지를 두고 기업과 고객이 소통하는 공간이다. 이 때 어떤 메시지를 어떤 형식으로 보내는가에 따라 소비자의 반응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2) 꾸준한 포스트 업데이트: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스크랩 또는 긁어오기 방식의 업데이트가 아니라 직접 작성한 컨텐츠의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소 어눌하고 부족하지만, 이런 정보들이 오히려 더 신뢰감을 줄 수 있다.

 

3) 지나친 기업 홍보는 정보의 신뢰성을 떨어뜨린다: 기업이 제품에 대한 정보를 보급하기 위해 더 많이 관련될 수록 설득력이 더 떨어진다는 기업 패러독스(Paradox)를 가슴에 새겨야 한다. 소비자는 정보를 찾는 것이지 기업의 주장을 찾는 것이 아니다.

 

4) 소비자를 참여의 주체로 세워라: 캠페인을 진행할 때는 반드시 블로거들을 참여의 주체로 세울 필요가 있다. 동종 업계 제품 모니터링을 위한 FAQ를 함께 만들거나, 공동의 책을 만드는 작업도 유효한 방식이다.

 

5) 파워블로거들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라: 파워블로거는 일정한 수 이상의 독자와 방문자를 가지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포스트를 업데이트하고 있는 일종의 블로그 헤비 유저층을 지칭한다. 이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잦은 방문과 댓글 남기기, 그리고, 이들이 속한 카페에서의 적극적 활동을 포함한다. 그리고,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기업 입장의 강변은 스스로 기껏 찾아낸 고객들을 쫓아내는 것이다.

 

블로그를 통해 정보 영역이 확장되고 개방되었지만, 그만큼 신뢰도 높은 정보를 찾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미 기업의 공적(公的) 정보 보다는 소비자 스스로 생산한 사적(私的) 정보가 더 높은 신뢰감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는 고객이 믿도록 치장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 소비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이 글은 링크나우 블로거클럽의 출판 프로젝트에 필진으로 참여하면서 작성된 글이다. 지면의 제약으로 책에는 온전히 표현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모두 수록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