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이모저모/CEO 칼럼

소비자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이유

모하진 2008. 6. 30. 08:54

소비자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이유

 작성자 : 애드소앤 대표이사 송정훈


인터넷 공간의 길목은?

매장을 중심으로 하는 도/소매 비즈니스에서는 매장의 위치와 인테리어가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일반 소매점의 경우는 사람이 많이 모일만한 길목에 매장을 잡는 것은 성공의 제 1법칙으로 통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단순히,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양이 문제가 아니라, 이들의 연령대나 거리를 오가는 목적성이 무척 중요하다. 쉽게 말해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직장을 가려고 바쁘게 지나는 출/퇴근길인지 아니면, 상품을 사려고 두리번거리는 시장 골목인지, 또는 학생들의 등하교 길인지에 따라 취급 상품이 달라지고, 디스플레이 전략이 달라진다.

소비자가 많은 곳에 매장을 설치한다는 원리는 인터넷에서도 유사하다. 그래서, 방문자가 많은 포털 사이트에 광고를 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방문했는가에 따라 그 사이트의 영향력을 가늠하기도 한다.

그런데, 실제로 그럴까?

현재 랭키닷컴 상위 100위권의 사이트들을 보자. 그들 중 일부는 많은 방문자수에 걸 맞는 수익을 내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이트들도 많다. 오히려, 하루 평균 1~2만명의 방문자를 보유한 중/하위권 사이트 중에서 수십억대 수익을 내는 곳들도 있다.

한가지 예를 더 들자면, 매월 수천만원대의 키워드 광고를 집행하면서 수익은 지지부진한 사이트들도 상당히 많다. 당연히 그들도 분석을 했을 것이다. 어느 사이트에 어떤 광고를 했을 때, 많은 방문자들이 들어오는지. 그리고, 그들이 많이 방문하면, 사이트의 수익도 자연히 늘어난다는 생각도 했을 것이다.

즉, 방문자들이 많이 들어오게 하는 방법도 있고, 그들이 많이 모이는 곳도 알지만, 그들로부터 적정한 수익을 끌어내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인터넷이 불러온 소비자 주도의 경제

인터넷 공간에선 소비자들의 행위 패턴이 다르다. 다른 표현으로, 행위의 목적성이 다르다. 그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검색하고, 검색한 물건에 대한 정보를 여러 매체를 통해 재수집하여 구매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린다.

즉, 상품에 대한 흥미와 인지가 바로 구매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상품과 개별 정보에 대한 검색 단계가 존재하며, 이는 지나가다 보는 소극적인 열람 행위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아내는 행위의 패턴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사이트에 컨텐츠를 배치할 때, 단순히 지나가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와서 구매로 이끄는 프로세스만으로는 수익을 내는 것 뿐만 아니라 그들의 재방문을 유도하기에도 부족하다. 보다 중요한 것은 ‘해당 사이트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어떤 목적성과 어떤 행위의 패턴을 가지고 있는가’ 이다.

고객과 맺는 관계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그들이 무엇을 알기 (또는 사기) 위해 무엇을 검색하고, 어떤 사이트에서 무슨 정보를 보고, 우리 사이트에 들어왔는지. 그리고, 동일한 방문 목적을 자사 사이트에서 적절하게 해소시켜 주고 있는지 혹은 다른 사이트를 통해 이미 해소되었는지를 분석해야 한다.

이는 한 사이트의 컨셉화 작업과 컨텐츠 구성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대기업의 거시적인 웹 소비자 분석을 위해서도 중요한 분석이다.

웹은 정보와 상품 유통의 기반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그런데 적어도 지금까지는 여전히 매장 중심의 사고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매장에 들어온 총 방문자수를 세고, 그들이 본 페이지뷰 수와 체류한 시간을 헤아림으로써 그 로열티를 판단한다. – 물론, 이 분석도 중요하다. 게다가, 랭키닷컴의 주요 상품 아닌가!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소비자의 움직임을 읽을 수 없다. 물론, 고객의 많고 적음에 따른 매체 선택과 고객 유치 활동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 방문자들이 해당 사이트에서 충분히 수익성 있는 활동을 하고 있을까? 또는 꾸준히 재방문을 하고 있을까?

사실, 많은 수의 사이트들이 – 브랜딩 사이트를 포함해서- 긍정적인 답변을 하기 힘들 것이다.

소비자들의 일반 패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다. 각종 마케팅 관련 사이트 또는 웹진, 그리고 각종 동호회에서도 쉽게 얻을 수 있다. 물론, 이 정보들이 자사의 비즈니스에 정확하게 들어맞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웹은 공급자와 소비자와의 관계를 크게 변화시켰다. 혹자는 웹이라는 유통 공간에서 시장의 주도권이 소비자에게로 넘어갔다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어떤 표현이라도 상관 없다. 분석하기에는 좀 복잡하지만, 이러한 관계의 변화는 웹이 우리에게 준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