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의적으로 제안 거절하기
작성자 : 애드소앤 대표이사 송정훈
호의적으로 제안 거절하기
컨설팅과 관련된 업무를 하다 보니, 마케팅 부서에서 일했던 지난해와 달리 제안을 하는 경우가 유난히 많아졌다. 특히, 컨설팅은 금액 단위가 크고, 정보성 서비스이다 보니 거절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이 ‘거절’에도 상당히 많은 유형이 있어서, 누군가의 거절은 몹시 기분이 언짢게 받아들여지지만, 또 다른 누군가의 거절은 기분이 좋아져서, 심지어는 그 회사에 필요한 다른 업체를 직접 소개시켜주게 되기도 한다.
제안을 거절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
첫째, 업계 내의 평판은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소 작은 규모의 회사들로 구성된 인터넷 업계의 경우, 그 관계는 종적으로나 횡적으로 밀접하게 얽혀 있다.
여기서 단순히 제안 들어가기 어려운 회사가 아니라, ‘담당자가 못난’ 회사로 이미지가 굳어지면, 향후 원활한 비즈니스 관계는 훨씬 어려워질 것이다.
둘째, 우리가 거절한 그 사람은 회사에서 한 발짝만 걸어나가면, 또는 회사의 모니터 앞에 앉기만 하면, 우리 상품에 대한 소비자가 된다. 악의를 품은 한 명의 소비자는 단지 한 명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더욱이 인터넷의 가공할 정보 유통력을 생각할 때, 이는 더욱 심각해진다.
그리고 이는 한 회사의 ‘고객관(觀)’을 판단하는 하나의 지표로 기능하기도 한다.
셋째, 시장에서는 영원한 ‘갑’도 영원한 ‘을’도 없다. ‘제안’을 둘러싼 ‘갑’과 ‘을’의 관계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바뀔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제안’을 매개로 해서 한 업체의 담당자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고, 이 앎 자체가 자신과 회사에게 큰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역으로, 이런 관계가 뒤바뀌어서 낭패를 본 사례도 업계 내에서 자주 들을 수 있다.
제안을 호의적으로 거절하는 방법
1. 상대방의 제안에 대해 관심을 나타내라.
상세하게 기억하지는 못할지라도, 제안서 내용 중 일부라도 얘기하면서 거절하는 것이 옳다. 그 제안서를 작성하는데 들어간 시간과 노고를 인정하고, 제안의 긍정성을 먼저 언급해 주는 게 좋다.
2. 제안 파트너로 지목해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라.
제휴든 영업이든 그 대상이 된 것은 그 회사가 나름대로 쓸만하다는 징표다. 그리고, 그들이 소요한 시간에 대해 감사 표시를 해야 한다.
3. 거절의 이유와 표현은 명확히
거절의 이유는 상당히 많을 수 있다. 예산이 부족해서, 회사의 정책과 맞지 않아서, 시스템 호환성이 없어서, 또는 상품성이 부족해서.. 어쨌든, 이유를 명확히 얘기해주는 것은 그 상품에 대한 소비자 의견을 feedback해주는 것이다. (이 feedback 만으로도 그 회사는 제안에 대한 일정한 소득을 얻은 셈이다.)
그리고, ‘검토 중’과 같은 모호한 단어로 상대방을 기다리게 하지 마라. 판단이 내려졌음에도, 통보의 시간을 오래 끄는 것은 상대방에게 또 다른 영업 또는 제휴의 기회를 빼앗는 것이다.
4. 제 2, 제3의 제안을 위한 통로를 열어 두라.
한번의 제안이 끝났다고 해서 그 회사와의 관계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또다른 기회가 있음을 알려주고, 그로 인해 양사가 모두 발전할 수 있는 모색의 기회를 열어 두어야 한다.
5. 끝까지 예의를 지켜라.
사실, 가장 잘 안 지켜지는 항목 중에 하나다. 스팸식의 전화 TM 거절하는 것과 비즈니스 제안을 거절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비즈니스는 또 다른 비즈니스를 낳을 수 있으며, 그 비즈니스는 한 회사에게 전혀 다른 미래를 안겨주기도 한다.
랭키닷컴이 올해 초에 일본 진출에 대한 계약을 현지 업체와 꽤 좋은 조건으로 성사시켰다.
이 비즈니스는 아주 사소한 이메일 한 통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1차 제안부터 바로 합의된 것도 아니었다. 수많은 제안과 거절 그리고 역제안 속에서 나온 결과물인 것이다.
사소한 메일 또는 전화 한 통. 그리고, 비즈니스의 여지를 남겨 놓는 ‘합리적 거절’이 더 큰 비즈니스를 만드는 토대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