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C 현황과 전망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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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C활성화: 사회적 생산력이 핵심이다.
하지만, 인프라가 갖춰졌다고 해서 모든 네티즌들이 생산자로 UCC에 참여하지는 않는다. Web2.0에 대해 주창하는 대부분의 문서나 책에서 ‘컨텐츠 생산자에 대한 보상’을 그 대안으로 잡고 있는데, 과연 컨텐츠 생산자에 대한 보상이 UCC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런지는 의문스럽다.
왜냐하면, UCC를 활성화할 수 있을 정도의 적절한 보상은 결국 어느 정도는 생계적 노동에 의한 수입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여야 하는데, 그 만큼의 수익을 분배해줄 능력을 이 사회가 보유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구글의 애드센스(ad-sense)는 다양한 블로그를 통한 타겟 광고를 집행하고, 이 광고 수익을 통해 해당 블로거들에게 일종의 광고비를 지급하는 모델이다. 그리고, 이는 현실에서 집행되고 있는 모델이기도 하다. ‘최소 비용의 최대 효율’을 추구하는 자본주의의 속성상 그 광고비는 절대로 일정 수준 이상 커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만일 광고비가 커진다면, 제품 생산비가 커져서 결국 소비자들의 구매 부담이 커질 것이고. 이는 물가 상승으로 귀결되어, 결국, 사용자의 실 수입을 줄이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그 사회의 경제력의 차이가 보상액의 크기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즉, 일정한 지원책은 되겠지만, 결코 한 두 개의 사기업이 변화시킬 수 있는 수준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잠재적 생산자에게 눈을 돌려 보면, 대부분의 그들은 평범한 생활인들이다. 일정한 생계적 노동을 가지고 있으며, 하루 중 12시간 이상을 직장에서 보내고 있다. 과연 이들이 생계 노동과 자율 노동을 병행할 수 있을까? – 이런 면에서 진심으로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UCC 생산자들을 존경한다. -
결국, 핵심은 사회적 생산력의 수준이라는 생각이다. 적정한 노동시간의 보장과 생산자 개인에게 지급될 수 있는 일정한 보상체계의 확립. 이는 경제력의 수준이기도 하지만, 자율 노동과 이들의 생산력에 대한 사회 전체의 관심도라는 문화적 수준이기도 하다.
Create, Edit 그리고 저작권
언젠가 ‘편집물도 UCC로 볼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분명히 UCC이다.
포털 게시판이나 블로그에 드라마 또는 영화에 대한 패러디 또는 편집 동영상, 이미지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동영상 또는 이미지는, 대부분 해당 드라마 또는 영화와 병행 소비된다. 즉, 소비자 관점에서 보면, 이 두 개의 컨텐츠는 각각 독립적인 마인드쉐어(Mind Share)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UCC에서 가장 부족한 부분을 ‘진정한 창작물의 부족’이라고 얘기하는 글들을 자주 만나곤 한다. 진정한 창작물이 부족한데.. 위에서 얘기한 각종 편집물들은 포털의 게시판이나 동영상 보드를 가득 메우고 있다. 그럼, 편집물은 진정한 창작물이 아니라는 것인가?
편집/패러디물은 인터넷 시대가 만들어낸 아주 독특하며, 가치있는 문화 상품이다. 기 생산된 문화 상품을 숭배하고, 뒤틀면서, 독립적인 상품 가치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이 가치는 그다지 존중 받고 있지 못하다.
게다가 이 편집물들은 저작권 분쟁의 주요 대상이기도 하다. 이는 현재의 저작권법을 놓고 봤을 때, 법적으로는 그 권리를 인정받기가 무척 힘든 상황이다.
이는 분명히 사회의 포용력을 제외하고는 풀어낼 수 없는 문제이다. 도용이나 부당한 상업적 이익의 편취가 아니라면 방송이나 영상 저작물의 공공적 성격을 감안할 때, 편집/패러디물에는 보다 관대한 접근이 가능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현재는 독점적 플랫폼이 없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안되고 있지만, 연예인 초상권과 저작물에 대한 포괄적 권리를 갖고 있는 기업이 1차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을 행사한다면 어떻게 될까? 소수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다수의 문화 향유의 권리를 막을 수 있다는 현재의 논리가 유지된다면, 이런 이들의 횡포를 견제할 길은 확실히 없을 것이다.
사회적 포용력의 수준은 결국 문화적 다양성의 수준과 함께 논의될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재의 UCC관련 논쟁이 보다 생산적이기 위해서는 UCC를 보는 관점과 UCC생산을 위한 사회/문화적 환경에 대한 보다 폭넓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진정한 UCC의 활성화는 결국 우리 문화의 질의 업그레이드를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